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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 이미지 |
마가목(馬價木, Sorbus alnifolia)은 한국의 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 활엽수로, 겨울이 되면 붉은 열매가 눈 덮인 산길을 환하게 밝힌다. 주로 해발 500~1,500m의 산지에서 자생하며, 강원도와 경북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또한 중국 동부, 일본,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늦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낙엽이 떨어진 후에도 마가목의 열매는 가지에 남아 겨울의 산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든다.
마가목이라는 이름은 ‘말의 이빨’이라는 뜻의 馬牙(마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는 나무 조직이 단단하고 질긴 성질을 반영한 것이다. 목재가 단단하고 질겨 과거에는 농기구, 생활 용품, 가구 제작 등에 활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장미과(Rosaceae)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높이 10m 내외까지 자란다. 줄기가 곧고 잎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학명 Sorbus alnifolia에서 ‘Sorbus’는 마가목속(屬, genus)을 의미하며, ‘alnifolia’는 오리나무(Alnus)의 잎을 닮았다는 뜻이다.5~6월이 되면 작은 흰색 꽃을 피우고, 910월에 열매가 붉게 익어 겨울까지 가지에 남아 있다. 열매는 조류의 중요한 먹이가 되며, 사람에게는 떫은맛이 강해 생식보다는 약재, 술 재료, 차(茶)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기관지 건강, 혈액순환 개선, 감기 예방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민간에서는 열매를 건조해 차로 끓여 마시거나, 술을 담가 약용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마가목은 단순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해 저항성이 높아 도심에서도 잘 자라며, 토양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산사태 예방에 기여한다. 특히 뿌리가 깊고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산지에서도 잘 견디며, 산림 녹화 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병충해에도 강한 특성을 보여 별다른 관리 없이도 건강하게 성장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마가목은 공원수나 가로수로도 자주 식재된다. 하지만 최근 산지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해 자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보호식물로 지정하여 보존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산림청과 지자체에서도 마가목 보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많은 나무가 잎을 떨구고 앙상한 모습이 되지만, 마가목은 붉은 열매를 그대로 남겨 자연 속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산새들에게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중요한 먹이가 되고, 사람들에게는 계절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자연의 흐름을 지키는 나무로 자리한다. 눈 덮인 산길에서 마가목의 붉은 열매를 발견한다면, 자연이 간직한 강인한 생명력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