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인 정연숙 |
십이월엔 기다리면 온다더니
제주 억새 꽃밭이
파도보다 더 출렁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거문오름길 지나
억새 꽃길 지나
추사관에 들어서면
세한도를 가까이서 본다
한자 한자 갈필(渴筆)이다
억새꽃으로 그렸나보다
소나무 잣나무가
외롭지 않게 서로 기대어 서 있듯
겨울이 외로울까
억새꽃도 서로 어깨를 기대고
서 있다
스승과 제자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함이
억새꽃으로 외롭지 않다
이 겨울
누가 곁에 있어 주나, 나는
시인 정연숙
경북 선산 출생. 〈글로벌 경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강원일보 DMZ문학상 수상. 시집 ‘뻐꾸기가 한낮에 우는 이유’. 동시집 ‘학교가 깨어났다’ 공저
#황악신문 #정연숙 시인 #시가 있는 뜨락
강미숙 기자 hwangaknews@naver.com
<저작권자 © 황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