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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고래

기사승인 2024.12.17  16: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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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휘/황악신문

​어머니는 오래 골다공증을 앓으셨다

나이가 들면서,

겨울무처럼 몸에 숭숭 구멍이 뚫렸다

​그런 내게도 바람이 들기 시작한 건지

조금만 날이 추워도 국물을 찾게 된다

​에둘러 옷깃 여미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전에 없던 웃풍을

내 안에 하나둘 들여놓는 일 같다

​바람이 오는 통로를 향해 입김을 후후 부는 일 같다

​이미 난 구멍을 막으려고

쪼글해진 그녀의 메마른 살가죽을 만지자

​전에 없던 구들 하나가,

내 안에 하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낡은 고래처럼 풀썩 주저앉는다

계간 '시로여는세상' 2019년 가을호

시인 신휘

1971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오늘의 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14년 시집 『운주사에 가고 싶다』,2019년 두 번째 시집『꽃이라는 말이 있다』를 펴냈다. 신문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고향인 김천시 아포에서 포도농사를 지으며,커피숍 ‘씨앗’주인장을 겸하고 있다.

#황악신문 #신휘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저작권자 © 황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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