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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업 대표기자 |
경북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산불은 우리 모두에게 뼈아픈 경고를 던졌다. 김천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직지사, 청암사, 수도암 등 깊은 산속에 자리한 유서 깊은 사찰들은 한 번의 화마에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전국적으로 산림 1ha당 임도 길이는 4.1m에 불과하다. 이는 독일 54m, 오스트리아 50.5m, 일본 24.1m 등에 비해 턱없이 짧은 수준이다. 김천도 산불 발생 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숲이 상당수 존재하는 만큼, 주요 산림 지대와 사찰 주변을 중심으로 임도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사유림 비율이 높아 사업이 쉽지 않더라도, 국가 지원을 활용해 접근로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숲속에 방치된 고사목 역시 심각한 위험 요소다. 소나무 재선충으로 말라 죽은 나무들은 불쏘시개가 되어 산불 확산을 부추긴다. 산림조사를 통해 피해목을 조속히 제거하고, 숲의 밀도를 낮추는 간벌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은 햇빛과 바람을 차단해 불길을 키운다. 숲은 가꿀 때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대형 화재에 대비한 진화 체계 강화도 필요하다. 김천시는 산림청, 소방청 등과 협력해 대형 진화 헬기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직지사 등 주요 문화재 주변에 드론과 열감지 카메라를 배치해 24시간 산불 감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초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남처럼 간벌한 나무를 ‘나무은행’을 통해 자원화하는 방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숲을 조성하고 경제적 이익도 얻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김천의 숲과 문화재는 스스로 지켜지지 않는다. 방치가 재앙을 부른다. 산불은 막을 수 있는 재해다. 김천시는 지금 숲을 정비하고, 길을 뚫으며, 고사목을 치우는 기본부터 착실히 실행해야 한다.
오늘 결단하지 않으면, 내일은 후회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