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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넉넉한 어깨엔 이름 모를 蘭이 무성”

기사승인 2022.07.02  17: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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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두 번째 여행 [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12]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여름/황악신문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겨울/황악신문

김천의 산과 골은 높고 깊다. 특히 부항과 증산,대덕,구성은 깊은 골짜기에 많은 傳說과 노거수들이 즐비하다.

조금 과장하면  생활에 바쁜 일반 시민들은 김천의 땅 10분의 2도 평생 구경하지 못할 수 있다.

자가용이 이동수단이 된 현대인들은  포장된 도로만 다니기에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자연부락의 위치조차 잘 모른다. 김천의 자연부락은 작은 것까지 합치면 1000개가 넘는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만의 이미지로 장소를 기억한다. 지인이 사는 동네,혈연관계,태어난 고향,유명한 산과 강,특산물 등으로 말이다.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여름/황악신문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겨울/황악신문

 노거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로 그 동네가 기억된다. 600살 당산나무가 있는 노곡리,1000년의 당산나무가 있는 구성 자두마을,600년의 고사한 전나무가 있는 부항면 대야리,마존리의 400살 느티나무,호동의 400살 팽나무 등등

김천에 살면 봉산과 대항이란 지명이 가끔 헷갈린다. 봉산은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봉계를 중심으로 김산현에 속했다. 봉계(鳳溪)는 풍수가 봉황을 닮았고 하천이 맑아 붙여진 이름이다.

대항은 영동군과 경계를 이룬다. 조선시대까지 김산군 대항면과 황간군 황남면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직지사를 품고, 조선 2대왕인 성종의 태봉이 있었다. 대항(垈項)은 터목 마을의 한자어로  대항면 일대 마을의 중심이란 의미다.

봉산면에는 깊은 골짜기 지매골이 있다. 지매골을 넘으면 어모의 애플밸리가 나오고, 오른쪽엔 난함산과 내남산이 자리하고 있다.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여름/황악신문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겨울/황악신문

김천의 깊은 골에서 빼면 서러운 동네인 깊디깊은 지매골에 세 개의 마을이 옹기종기 있다.

예전 영동군 황간면에 속하던 상리와 중리가 금화와 합쳐 상금동이 되었다. 자연부락으로는 상리,중리,금화가 있다.

상리 안쪽으로는 금화 점리,사기점 등으로 불리는 상금2리가 자리잡고 있는데,임진왜란때 도공이 피난왔다가 흙이 좋아 정착해 도자기를 만드는 마을이 형성되어 1800년대에 마을 이름이 沙器占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도자기 생산이 침체되면서 사기점 마을은 폐동이 되고,새로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1900년대엔 마을앞산 남대골에서 금광이 발견됐고,마을이름도 金華가 되었다.

상금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연못이 반기고 더 올라가면 좌측 야트막한 능선에 400살이 넘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우람하게 서 있다.

나무 아래에는 예쁜 집이 한 채 자리하고 있다. 집 주인 아주머니는 열심히 꽃밭을 가꾸어 놓았다.

얼마 전 만난 이 집 주인은 “관공서에 가면 수 백살 된 소나무가 밑둥치가 썩어 다 죽어간다며 꼭 살려주면 좋겠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

가을이 되면 낙엽을 치우는데 상당히 힘들다고도 했다. 거대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수백포대 무게로도 몇 톤은 될듯 했다.

나무 앞집 아저씨는 꽤나 시청에 불만이 많았다. “보호수로 지정만 해놓고 나서 관공서에서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다"며 “의자 하나 설치해 달라고 했는데 소식조차 없다"고 걸걸한 목소리를 높였다. 나무 밑 청소를 자신이 계속해서 다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몇년 전 다 죽어가는 나무를 시청에서 링겔을 여러대 놔서 살려 놨다고 했다.지금 나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나 싱싱한 樹勢를 자랑하고 있다.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에 살고 있는 蘭/황악신문

넓은 가지 사이 평평한 곳에는 蘭이 살고 있다.

언제부터 살았는지는 모른다.

기생(寄生)이라 말하면 천박해 共生이라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오랜 세월동안 낙엽과 먼지가 쌓여서 거름이 되어 줘 蘭은 아주 싱싱하다.

살아있는 나무의 틈새에 蘭까지 품어서 자리를 내어준 너그러운 느티님이시다.

동네가 길게 늘어서 있어 마을 끝까지 올라 가기가 쉽지 않다.

상금리 380살 느티나무의 여름/황악신문

400살 느티나무에서 좁은 길을 더 올라가면 380살 느티님이 길 바로옆에 계신다.

앞에 만난 400살 느티나무 밑에 살고 있는 집 여주인은 이 나무가 모양이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그루가 붙어서 한 몸이 된듯한 모습으로 균형이 아주 조화롭다.

지난 겨울의 우람했던 근육질의 몸매는 여전하지만 ,온통 푸른 잎사귀로 몸을 둘러 도배를 했다.차를 몰아 한참을 더 올라가면 말 농장이 있다. 더 이상 승용차로 올라가긴 무리다.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여름/황악신문
상금리 400살 느티나무의 겨울/황악신문

 상금리에 가면 400살과 380살의 멋진 느티나무 두 그루를 만날 수 있다. 생김새도 아름답고세력도 왕성하고, 느티나무 가지에 蘭을 품고 사는 나무 희귀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상금리의 나무가 어떻게 심겨진 것인지는 전혀 기록도 없고 주민들도 모른다. 내력을 알 수 있다면 더욱 의미가 부여될 수 있을텐데 조금은 아쉽다. 당산 나무가 아닌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역사가 전해지지 않는다고 나무의 가치마져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존재 하는 것만으로도 동네의 品格을 올려주고,사람들에게 상상의 나래와 治癒의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금리에는 임진왜란 때 戰亂을 피해 낙향한 의성 김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살고 있다. 김씨들이 심은 나무가 아닐까 추정해 본다.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역임,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회화나무와 선비문화 등

#김천의 나무 #상금리 느티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저작권자 © 황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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