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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시대의 명절. 제사와 다례(茶禮)

기사승인 2020.09.25  10: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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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우 편집고문

다음 달 1일은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추석)이다. 매년 이날이면 ‘민족 최대의 이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만큼 이동이 몰리는 날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는 지금, 올해의 한가위는 사뭇 다르다.

심지어 ‘역병이 돌 때는 제사를 모시지 않았다’는 옛 기록을 들어 고향 찾는 것을 삼가하도록 권하는 프랭카드까지 나붙고 있다. 그리고 큰집, 작은 집을 돌면서 아침, 점심, 심지어는 저녁까지 제사를 모시는 일도 이번에는 각자 제사를 모시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집마다 각자 편리한 시간에 각자 제사를 모시기로 하였다.

                   추석명절 이동 자제 현수막/황악신문 DB

부모도 자식에게 아예 고향에 오지 말라는 통보를 하고보니, 젊은이들로서는 고향을 찾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제사 준비에 따른 수고로움에서 벗어나 올해 추석은 일단 명분이 뚜렷한 연휴가 되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삼삼오오 여행을 준비하고, 국제여행이 여의치 않으니 거의 국내여행을 계획하는 모양새다. 이제 이름 있는 국내 여행지에 ‘코로나19’ 비상등이 켜졌다.

       종가집 차례상 장면/인터넷 캡쳐 

필자가 자료를 찾아본 바로는 설 명절은 살아계신 부모님과 친인척에게, 그리고 추석명절은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산소를 가지런히 돌보고 예를 올리는 날이다. 그때 사람들이 모이므로 음식을 마련하였고, 그러면서 점차 조상을 위한 제물을 마련하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전통 있는 명문가에는 명절 제사가 없다. 다만 술(酒)와 함께 약간의 떡과 과일(큰 과일은 한 개), 포 등을 차린 작고 소박한 다과상(茶菓床) 차림으로 예를 올릴 뿐, 기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제사에서 제물을 많이 마련하는 것은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양반과 상민을 가르기 위한 ‘유교적 관습이 아니라 사회적 관습’에서 발전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이 견해다. 즉 신분적 상승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한편으로 되새겨 보아야 할 것으로는 ‘茶禮’에 대한 발음이다. 중국 사신들이 조선에 왔을 때, 그들의 문화적 습관을 고려하여 ‘茶’를 달인 물을 접대하면서 궁중에서 ‘茶禮’라는 말을 사용하였고, 그 때의 발음은 ‘다례(茶禮)’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일제의 침략으로 일본소리 <ちやレイ 챠레이. 차>가 도입되면서 ‘차례茶禮’로 발음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꾸어야 한다.

         종가집 차례상 /인터넷 캡쳐

설날의 경우, 조선시대에도 세배(歲拜)만 있었을 뿐 설제사는 없었다. 설날제사의 시작은 1895년 민비가 시해된 후 음력을 폐지하고 1895년 음력 11월 17일이 양력 1월 1일이 된다고 하자, 음력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서제(誓祭)’라 하여 고종 33년 병신년(1896년)에 성주 수촌리(樹村里)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설날 아침, 부모님께 세배를 드린 후에 조상 4대를 합설하여 술한잔(單盞)을 올리고, 남녀 동시에 절하였다(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는 기록이 그 시작이다(老石 呂九淵(1865∼1938) 『老石集二』 卷三十三).

다시 말하면, 개인집에서 기일제사(‘기제’, ‘기제사’)와 명절날 아침에 모시는 명절제사(‘절사(節祀)’), 집안문중에서 음력 시월 보름에 지내는 시월제사(‘시제’, '시사') 등이 있다. 명절제사는 ‘명절차례’가 아니라 절사(節祀)라 하였음도 명심하여야한다. 이제 이러한 제(祭)의 모습도 사회문화의 변화 속에서 단순화, 간소화되고, 편리함을 우선으로 하는 과정을 겪으리라.

사회적으로 점차 정착되어 가고 있는 화장(火葬)문화, 노인 요양문제, 집안 기제사를 하나로 모으는 일 등과 함께, 올해 ‘코로나19’ 한가위를 맞으면서 급변하는 제사 모습이 앞으로는 일상화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도 조상님들 제사를 하나로 모았고, 조기와 탕국 외에는 일체 고기를 쓰지 않는다. 앞으로 명절 제사를 술과 다(茶) 그리고 다과상(茶果床)으로 간편하게 시설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황악신문 #강창우 편집고문

 

 

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저작권자 © 황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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