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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와 구절초(들국화)

기사승인 2019.10.11  14: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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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업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이면 당연히 국화의 계절이라 생각하는데 그걸 빼앗은 놈이 있다. 바로 분홍억새인 핑크뮬리다. 요약벼과 쥐꼬리새속의 여러해살이풀. 가을에 분홍색, 자주색, 보라색 꽃이 풍성하게 핀다. 같은 벼과 식물인 억새와 닮아 분홍억새라고도 부른다. 가을철 바람에 흩날리는 풍성한 분홍색 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핑크뮬리의 학명은 ‘Muhlenbergia Capillaris’다. ‘Capillaris’는 ‘머리카락 같은, 머리털의’라는 뜻의 라틴어 ‘Căpilláris’에서 유래했다. 이름처럼 가을에 꽃이 피면 산발한 분홍색 머리카락처럼 보인다. 영어로는 헤어리온 뮬리(Hairawn muhly), 걸프 뮬리(Gulf muhly) 등으로도 불린다.

처음 핑큐뮬리를 접한 것은 2년 전쯤 충청도의 유명 한식집에서였다. 난생 처음 보는 이상한 잔디에 여성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도 그 색깔이 고와서 이름을 찾아보니 핑크뮬리였다. 마당에 좀 심어보려고 하니 씨앗 값이 너무 비싸서 포기한 적이 있다. 이후 지자체에서 우후죽순으로 수억 원을 들여 핑크뮬리를 심고 축제를 하는 곳이 여러 곳이 있다.

구절초라는 꽃이 있다. 시골 출신이면 가을에 야산과 방천 둑에 피는 흔하지만 아름다운 들국화를 알고 있다.

九節草라는 이름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 하여 구절초라 한다. 줄기의 마디가 단오에는 다섯 중양절에는 아홉 마디가 된다는 뜻의 구와 중양절의 "절", 혹은 꺽는다는 뜻의 절자를 써서 구절초라고 한다. 가을에 뿌리째 캐어서 말려서 약으로 쓴다

구절초는 쑥부쟁이와 비슷한 꽃모양이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절초는 흰색 혹은 옅은 분홍색이지만 쑥부쟁이는 보라색 꽃잎이라 구분이 쉽다. 통칭해서 들국화라 부른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들어온 핑크뮬리를 갑자기 너무 많이 심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공공기관이나 지차체가 심은 것만 전국적으로 축구장 면적 15배에 달하고 개인이 심은 것은 얼마나 되는지도 잘 모른다. 문제는 미국이나 멕시코의 삭막한 곳에서 자라는 외래종인 핑크뮬리의 생명력이 워낙 강해 국내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핑크뮬리가 국내 토종 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서 확산 속도를 조절해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의 입장은 위해성이 크다고 드러나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입장은 그렇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리 깊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왕 심은 핑크뮬리 동산에서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전북 정읍에서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14회 정읍 구절초 꽃축제가 구절초 테마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국 최대 구절초 군락지로 은어가 노니는 청정한 계곡하천인 추령천과 솔숲을 배경으로 한 전국 최대의 구절초 군락지(150,000㎡/4만5천평)를 배경으로 열린다.  일단 그 넓이에 입이 떡 벌어진다. 구절초 테마공원은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소로,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구절초 꽃을 감상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외국산 핑크뮬리를 감상하고 국화향기 그윽한 구절초 내음을 맡으러  떠나는 여행도 괜찮을거 같다. 여건이 아니면 가까운 들판도 좋다.

 멍석하나 펴놓고 가을하늘과 산들바람속 국화향기를 벗삼아 잠시의 오수(午睡)를 즐기면 천국이 부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김천황악신문 #구절초

 

 

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저작권자 © 황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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