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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지붕

기사승인 2024.06.22  12: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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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희 詩人

오늘이 고단하면 그늘에 들어 쉬라며

토닥토닥 등 다독이는 말 층층나무에 걸렸다

 

더러 빗물에 쓸려갔어도

나머지 반쪽이 비탈을 거드는 체위

오래된 우산을 펼치는데 어머니의 어머니 냄새가 났다면

몸 안 종기를 의심해봐야 하지

 

한꺼번에 삼킨 빗물을

조금씩 내어놓는 습성을 가진 버섯들

마른 수피 뚫고 올라오는 동안 서러웠을 냄새가

우산과 꼭 닮은 것을 층층나무

키 작은 후생들에게 언제나 다정한 가족이다

 

먼저 뛰어나갈 자세로 움츠린 포자여

세상을 넘겨다보지 못한 지상의 둥근 지붕 아래선

모두 봉긋한 잠을 눌러 눕혀야 한다

 

그늘이 감옥일지라도

우리 집 가계도는 꽃핀 층층나무

그 아래 모인 가족은 발등조차 아늑해지고 싶다

 

이복희

경북 김천 生. 2022년 <시에>로 등단했으며 2010년 <문학시대>에 수필로 등단. 처녀 시집 『오래된 거미집』이 있다.선주문학상, 에세이문예작품상을 수상했다.

릴리시즘(lyricism.서정성)의 정수를 잘 보여준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승하 중앙대 문창과 교수는 남녀 간의 에로틱한 사랑의 감정,장터 풍경,재미있었던 체험 등을 아주 멋진 유머 감각과 날렵한 언어 센스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황악신문#시가 있는 뜨락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저작권자 © 황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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