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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文盲)보다 무서운 금맹(金盲)(4)

기사승인 2020.01.12  08: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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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NH농협은행 신설동지점장,금융감독원 인증 금융교육 전문강사)


지난해 8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부품·소재·장비 국산화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했다. 필자도 지난해 8월 12일 가입했는데 2020년 1월 7일 기준 수익률이 9.34%에 이른다. 기준금리 1.25%를 고려하면 대박 수익률이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저축의 시대는 저물고 전국민 투자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적립식펀드에 한번쯤은 가입해 보았을 것이다. 대표적인 금융투자상품인 적립식펀드는 장점이 많다. 첫째, 직접 주식투자를 하기 힘든 적은 돈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다. 둘째,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자산운용 전문가가 투자를 대신해 주어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금융투자상품의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DLF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초고위험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손실률 0%’를 강조한 은행도 있었고 노후자금을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확정금리형 펀드로 소개한 은행도 있었다. 20년 이상 은행에서 근무해 나름 금융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필자도 펀드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해갈 수는 없다. 2014년 가입한 중국펀드 수익률이 2020년 1월 7일 기준 무려 -38.47%나 된다. 금융투자상품임에도 금융회사 직원이 원금이 보장된다고 설명하거나 확정수익률을 제시한다면 모두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 은행직원으로부터 수익보장 또는 손실본전을 약속하는 각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역시 불완전판매이며 자본시장법 위반행위에 해당되어 무효다. 금융투자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점을 꼭 기억하고 반드시 투자자 본인책임하에 가입하여야 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 임직원은 조언자일 뿐이다.

금융투자상품 가입시 수익률만큼 중요한 것이 수수료와 보수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수익률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보수와 수수료는 절대 푼돈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아껴야 한다. 수수료는 펀드가입시 판매사에 한번만 내는 일시적인 비용으로 판매(선취, 후취)수수료와 환매수수료가 있다. 보수는 운용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부과되는 비용으로 판매보수, 운용보수, 수탁보수, 사무수탁보수가 있다. 투자금액의 용도와 기간에 따라 어떤 유형의 펀드에 가입할지 결정하여야 한다. 펀드이름의 맨 뒤에 붙는 알파벳이 수수료 체계를 나타내는 것인데 국내에 출시되는 펀드는 대부분이 A형이나 C형이다. 2년이상 장기투자가 목적이라면 판매수수료가 있는 대신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A클래스가 유리하고 1년이내 단기투자의 경우에는 판매수수료가 없는 대신 평균잔액에 따라 보수가 부과되는 C클래스가 유리하다. 온라인전용 펀드인 E클래스에 가입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지난해 발생한 DLF사태 이후 금융당국에서는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방안을 마련하였다. 고령투자자 요건을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낮추고 파생결합증권 등 고위험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모든 일반투자자들에게 녹취․숙려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투자상품 가입시 필수절차인 설명의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단순 확인방식이 아닌 투자자․판매직원 모두 자필 또는 육성으로 진술하는 절차만 인정하고 판매직원이 투자자 대신 기재하는 행위를 불건전영업행위로 간주하고 엄격히 제재할 예정이다.

전국민 투자의 시대를 맞아 투자자 보호가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최대 현안이 되었다.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 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보호를 위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각자가 금융투자의 기본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익성과 안전성은 반비례한다. 수익성이 높으면 안전성은 낮아지고 수익성이 낮으면 안전성은 높아지는 것이 투자의 기본원리다.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불완전판매를 한 금융회사 임직원의 책임이 강화하더라도 금융투자상품 가입에 따른 1차적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잊지 말자. 왜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하는지, 얼마동안 투자할 것인지, 안전성과 수익성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등 금융투자상품 가입시 고려사항을 한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본다면 초저금리시대의 금융투자가 독자들의 풍요로운 경제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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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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