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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자들의 바람직한 관계

기사승인 2019.10.12  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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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석(在美 시인,소설가,수필가)

 미국에서 살다 보면 한인끼리 사귀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피해를 당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이민 와서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국에서 나쁜 일을 하고 도망성으로 이곳에 온 사람들도 비교적 많기 때문에 그들에 의해 사기를 당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보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부분이 금전적이 피해다. 적게는 몇 백 불에서 많게는 수십만 불에 이르는 돈을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자기가 잘못해서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경우도 무척 많다.

 

근래에 우리가 가까이 지내는 어느 분은 한국의 부모님들을 미국 여행시켜드리기 위해 조금씩 모아 둔 돈을 이웃이 급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데 내일 갚을 테니 하루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 줬다가 돌려받지 못해 몹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급히 다른 돈을 마련해 모셔오기는 했지만, 그 동안의 어려움은 말로하기 힘들 정도였다.

몇 년 전에 도매시장에서 일하시는 우리 교회의 한 집사님은 십만 달러가 넘는 금전적 피해를 입으셨다. 어떤 사람이 1년 전부터 거래를 시작했는데 너무 성실해서 수표를 끊는 액수가 늘어가는 데도 별 의심 없이 물건을 대 주었다. 그는 약속한 날짜를 조금도 넘기지 않고 꼬박꼬박 갚았다. 어느 날은 십만 달러가 넘는 상품을 가져가면서 수표를 써 주었다. 별 의심 없이 수표를 은행에 넣었는데 바운스(부도)가 난 것이었다. 결국 집사님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손해를 보고 말았다.그 외에도 영주권 때문에 사기를 당하고 사업 소개해 준다고 하는 바람에 사기를 당하는 등의 피해 사례가 적지 않다.

때마침 모 방송국의 인터넷 게시판에 그와 관련된 글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았다. 그 글의 요지는 해외에서 한인을 사귀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 분이 든 예들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지나치게 어두운 쪽으로만 부각된 이민 생활과 극단적 결론에는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무작정 사귀지 않는 것 보다는 방법상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남미 어느 나라는 한인의 이민을 무척 반갑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언뜻 들으면 기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서로 가까이 하지 않기 때문에 뭉쳐서 항의하는 일이 별로 없어 신경 쓸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참으로 안타까웠다.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해외에서도 또 다시 단결된 모습을 보이지 못해 부정적인 민족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

이제 더 이상 한국민이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모래 문화이고 일본은 진흙 문화라는 말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모래처럼 서로 잘 뭉쳐지지가 않고 일본 사람들은 진흙처럼 잘 뭉쳐진다는 말이다. 우리가 피해를 두려워해 서로 사귀기를 꺼린다면 우리는 뭉치지 못하는 민족으로 계속해서 불이익을 보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웬 만큼의 손해는 감수하면서라도 우리는 한인들끼리 뭉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해 가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로부터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월등히 많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람 인(人)자가 말해 주듯 우리 인간은 홀로 설 수 없는 존재이다.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앞에 열거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 또한 누구보다도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네들도 많은 도움을 주며 산다. 그네들 모두 다 좋은 성격의 소유자들로 피해를 본 것 보다 좋은 사람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 피해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많은 한인들을 사귀며 살아가고 있다. 많은 돈을 잃었지만 그에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돈을 사업을 해서 벌고 있고 또한 사람은 역시 피해를 입었다고 사람을 피하지 않고 미용을 하며 계속해서 돈을 벌고 있고 주변의 한인에게 소개를 받아 취직해서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그네가 손해 본 것은 월급 한 달 분량도 되지 않고 직장에서는 4년 넘어 일을 하고 있으니까 손익을 보면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 알만하다. 다시 말해 사람을 많이 알아 피해를 보는 것보다는 이익을 보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는 이야기다. 금전적 피해를 다소 입었다고 해서 경솔하게 사람들을 멀리해서는 결코 안 된다.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관계를 갖고 지속하는 지혜를 갖는 다면 우리는 훨씬 더 바람직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인들이 인간관계에 고려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관계의 한계를 뚜렷하게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일정한 자기의 한계를 긋지 않은 채 너무 많은 부분을 내어 주고 또한 상대방에게도 너무 많은 부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 선을 넘어선 관계는 많은 실패를 초래하곤 한다. 만남도 서로의 영역을 지키고 인정해 주는 한계 내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 적어도 자기 앞가림은 해가면서, 자기를 키우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민을 온 많은 사람들이 술자리에 억지로 끌려 다니지 않아서 좋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술자리를 마련해 어울려 다니는 식의 관계는 서로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않고 피해만 줄 따름이다. 그 시간 아껴서 자기 발전에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는 해야 할 일, 배워야 할 것이 부지기수로 많은 데· 사람과의 만남이 자기 발전에 방해를 가져올 정도라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이끌어 가지 못하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기주장이 너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면 너나 할 것 없이 무슨 일에든 모두 박사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저렇게 많은 것을 알 시간에 자기의 것을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연구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열심히 자기를 키우고 것이 자기의 삶을 살찌우고, 또한 그렇게 키운 능력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그런 만남이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좀 더 확실하게 선을 긋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계속해 간다면 우리는 사람들 관계에서 오는 피해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리라고 생각한다. 해외에 나와 있는 한인들끼리 더 아끼고 더 많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만 좋은 한인 사회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천황악신문 #전문필진 #강샘

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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