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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담 살롱>계절의 여왕과 道德經

기사승인 2019.05.30  14: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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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聃(칼럼니스트)

출근하면서 마주한 5월의 세상은 오로지 푸르기만 하다. 금오산의 봉우리도, 연봉천을 따라 핀 금계국의 무리들도, 물 마른 하천의 씩씩한 갈대들도 그러하다.

출퇴근 시간에 차에서 잠시 듣는 고승의 청아한 阿彌陀經 독경은 속세를 잠시 잊게 한다. 누군가 나에게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갈 세 권의 책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첫 번째는 싯달타의 육성이 그대로 담긴 초기경전 숫타니파타라고 말할 것이다. 불교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宗敎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 깨달은 자의 가공되지  않은 진실하고도 간결하면서 너무나 친숙한 음성이 가슴깊이 전해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신약의 시편이다. 시편 23편을 외우면 너무나 평화로워진다. 마지막은 노자의 道德經이다.

道德經은 신비로우면서도 그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어떤 이들은 經典이라 하고 다른 이는 兵書라고 한다. 그만큼 심오한 이치들이 들어 있기에 손자를 비롯한 각종 병법서에 녹아들었을 것이다. 원래 노자의 이름은 노담(老聃)이었다. 노자는 왜 이름에 귓부리 없을 담자를 썻을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의 필명도 노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많은 이들이 도덕경 1장을 인용하곤 한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도를 도라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은 아니다. 참 재밌는 표현이지만 진리가 들어 있다.

도덕경 8장에 나오는 上善若水,“지고의 선은 흐르는 물과 같다”라는 말도 유명하다. 하지만 내게 가장 와 닿는 말은 노자의 말은 66장에 있다.

작금의 중앙정치의 혼란함과 지방정치의 부조화와 다툼의 해결책도 이 글속에 있다.

江海所以爲百谷王(강해소이위백곡왕)

강과 바다가 온갖 골짜기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以其能爲百谷下(이기능위백곡하)

자기를 뭇 시냇물보다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是以能爲百谷王(시이능위백곡왕)

그러므로 뭇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

是以天下樂推而不厭 以其不爭也( 천하낙진이불염 이기불쟁야)

세상이 순조롭게 나아가면서도 싫어하지 않는 것은 이렇게 다툼이 없기 때문이오.

故天下莫能與之爭(고천하막능여지쟁)

다투지 않기에 세상이 더불어 그와 다투지 않는다.

 

시골에 살면서 중앙정치까지 論하는 것은 능력외의 일이고, 지방정치의 不通을 보아도 많은 유력 정치인들이 과다한 행사와 스케쥴에 쫒겨 독서와 사색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政治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정치인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고 權威를 유지함도 있지만 결국은 백성의 利益과 연결되고 그들이 편안해야만 불만이 없다.

조그마한 지방의 권력도 권력이다. 권력 앞에 정부미들은 제대로 말하기 어렵다. 인사권의 강력한 힘과 혹시 逆鱗을 건드릴까 하는 두려움, 심기를 어지럽혀서 찍힐까 하는 불이익의 恐怖도 있다. 의회에  밉보이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예산의 심사와 확정 ,조례제정, 행정사무감사 등 많은 權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권력을 잡으면 타인의 忠告는 귀찮고 귀에 거슬리는 말들은 싫어진다. 한 두 번은 들을 수 있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자꾸 들으면 식상하다. 달콤한 말이 와 닿고 시간이 갈수록 아부꾼과 利益을 구하는 자들만 주위에 득실거린다. 아무리 내면이 강한 인간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初心을 지키기 힘들다. 그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권력의 屬性이 본디 그러하다.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수장들도 큰 정치인이 되려면 독서의 시간을 억지로라도 만들어서 良書를 읽어야 한다. 특히 전쟁사와 책략서는 기본이다. 그중에 道德經은 여러 가지 다양한 修養과 兵法書로서도 有用하다. 反復해서 읽어야 내 것이 될 수 있다.

계절이 아직은 책을 읽기에 좋은 시기다. 행정부과 국회, 도청과 도의회, 지자체와 시의회는 牽制와 均衡의 구도를 가진 협력자이자 반대자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쪽이 다른쪽을 힘으로 制壓할 수 없다. 그렇다면 妥協을 기본으로 보이지 않는 절묘한 테크닉을 사용함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貫徹할 수밖에 없다. 항상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오묘한 妥協의 결과물이 현실이다.그래서 정치는 綜合藝術이다.

예들 들어 지자체의 입장에선 예산과 각종 조례들이 의회의 테이블에 上程되기 전에 이미 그 승패와 결과가 正確히 豫見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진행할 업무들이 얼마나 不安한가? 예측할 수 없다면 否決될 가능성이 높다.

지자체의 장과 부서의 주요 인물들은 미리 일의  結果를  선제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先見之明과 豫測가능성을 土臺로 일을 성사시킬 열쇠를 항상 준비해야만 한다.

그 열쇠는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사람들과의 對面과 행사를 줄이고 讀書와 思索의 시간을 통해서 만들고 찾을 수 밖에 없다. 익숙한 사람들과 모든 것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되고 격리된 자신만의 空間에서 말이다 그 答이 노자의 道德經에 숨겨져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난 항상 그래도 愛情을 가진  누군가에게 이 글을 쓴다. 조금 침침해지는 視力과 워드를 치는 다소의 勞力이 귀찮은 날이 오면 나의 작은 관심도 식은 것이리라.

 

#김천황악신문 #김담살롱 #노자 도덕경

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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