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출신 문화.예술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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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태준 |
봄날이 되니 문득문득 고향 김천이 눈에 선하다. 옛날에 고향에서 보고 들은 것도 함께 보인다. 꽃 핀 앵두나무, 풀이 돋은 동산, 외할머니의 나직한 음성, 들판으로 난 길, 저수지와 돌돌 흐르는 시냇물, 경운기 소리, 새와 염소의 울음소리, 막 뜯어온 산나물을 삶느라 아궁이에 불을 때는 소리, 소를 몰고 돌아오는 저녁 등이 눈에 보이고 또 들린다. 나른하고 평화로웠던 봄의 시간이 보인다.
이상국 시인의 시집에서 만난 시 ‘봄날 옛집에 가다’를 읽을 적에는 고향 생각에 마음이 더 애틋했다. ‘어머니는 파 속 같은 그늘에서/ 아직 빨래를 개시며/ 야야 돈 아껴 쓰거라 하셨는데/ 나는 말벌처럼 윙윙거리며/ 술이 점점 맛있다고 했지요/ 반갑다고 온몸을 흔드는/ 나무들의 손을 잡고/ 젊어서는 바빠 못 오고/ 이제는 너무 멀어서 못 온다니까/ 아무리 멀어도 자기는 봄만 되면 온다고/ 원추리꽃이 소년처럼 웃었지요.’
-문태준의 신문 인터뷰 中
문태준(1970년 ~ )은 1970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사소한 자연물도 귀하게 여기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박한 정서를 통해 전통 서정시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處暑〉외 아홉 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2005년 〈미당문학상〉, 2006년 〈소월시문학상〉, 2014년 〈서정시학작품상〉, 2018년 〈목월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2000),“맨발”(2004),“가재미”(2006),“먼곳”)2012,“우리들의 마지막 얼굴”(2015,“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2018) 등이 있다.
시 해설집으로 『포옹』,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 『우리 가슴에 꽃핀 세계의 명시 』, 산문집으로 『느림보 마음』,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가 있다.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5년 전 쯤 김천시 봉산면 태화리 문태준 시인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요즘 문단에서 호평받는 “운주사에 가고 깊다” “꽃이라는 말이 있다”라는 시집을 낸 시인 신휘와 함께였다.
현대식 건물인 시인의 생가에는 시인의 어머님이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커피를 타줘서 마시고 온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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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한자로 文庭軒(문정헌)이라고 적혀 있다.
신문사에서 15분정도 걸리는 문태준 시인의 생가에 내일 한 번 가봐야겠다.
#황악신문 #문태준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