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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金坡
여행은 이별 연습이런가.
짧은 여행과 긴 여행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다시 만나리라는 믿음...
며칠 여행가는 자를 배웅하면서
며칠 후면 다시 만나리라
이곳으로 돌아오리라
아무런 의심이 없이
믿는다.
어머니가 며칠동안 여행을 다녀오셨을 때
문득, 살아계시니 다시 만나는구나 하였다.
그렇게 몇 차례 여행을 다녀오시곤 하셨고,
집을 수리할 때는 몇 주간
누님댁에 계시다 오셨다.
아, 살아계시니 다시 뵙는구나.
그리고 어느 날 이른 아침
문득 여행을 떠나시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신다.
몸을 두고 가셨다.
어제는 집사람이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매일 만나고 헤어지며 이별을 연습하지만
무심하다. 잊고 산다.
추운 겨울,
처마 밑에 길게 드리워진 고드름이
한 방울씩 물이 되어 떨어진다.
#황악신문 #여행
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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