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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량리 500살 은행나무..."은행나무를 좋아해 행촌(杏村)이라 호를 지은 선비가 심은 나무"

기사승인 2022.11.02  17: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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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20]

추량리 은행나무

가을 단풍의 왕은 은행나무다. 붉은 단풍나무도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참나무도 짙게 물든 노란 은행잎의 강렬함에 대적할 수 없다.

예전 감문국의 영역이자 무형문화재 빗내농악의 탄생지인 무을 수다사의 단풍도 한창이다.

김천에는 은행나무 노거수(천연기념물 포함)3총사가 있다. 추량리 은행나무와 어모 군자리에 500년 된 은행나무,조룡리 은행나무다. 섬계서원의 은행나무는 엄청난 크기와 더불어 할머니의 젖가슴을 닮은 유주(乳柱)가 아주 멋있다. 김천 유일의 천연기념물이다.

은행나뭇과에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하고 고고한 종(種이)다. 은행의 원산지는 중국 절강성 천목산(天目山)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중생대 이후 살아있는 나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추량리 은행나무 열매

은행(銀杏)의 한자 의미는 ‘은빛살구’다. 살구를 닮은 열매라는 것이다. 잎이 오리발을 닮았다 해서 압각수(鴨脚樹)라고 부르기도 한다.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living fossil)이라고도 불린다. 고생대에 나타나 중생대를 거쳐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초기에는 침엽수였다가 중생대 말부터 넓은 잎으로 진화했다. 열매에 아미그달린과 메틸피리독신이라는 독소가 있는데 씻거나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하루에 10개 이상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냄새가 독하고 독성이 있어 번식이 어렵지만 인간이 심어서 널리 퍼졌다. 대기 오염이 심해도 잘 죽지 않고 불에도 강하다. 잎에 있는 노란색소인 플라보노이드 성분 때문에 병충해에도 강하다.

은행나무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기록은 없다. 절과 서원 등에 많이 심겨져 종교의 사상의 유입과 관계가 있다고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 19그루,노거수와 보호수로 813그루가 있다.

경기도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높이가 47미터,둘게가 12.3미터,해마다 600자루의 은행을 딴다. 신라의 마의태자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김천과 가까운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도 아주 유명하다.

은행나무는 암,수를 함께 심어야 열매를 볼 수 있는데 김천 추량리 은행나무 곁에는 수나무를 본 기억이 없음에도 바닥 가득히 겹겹이 떨어진 은행열매를 볼 수 있었다.

추량리 은행나무

대덕면 소재지에서 증산으로 가는 고개 초입에서 좌회전 해 급격한 경사를 따라 내려가면 작은 마을이 하나 있다.

조선시대 지례현 남면 추량에 속하던 가래실 마을이다.

마을의 형상이 떡가래를 닮았다 해서 가래실이라 불렸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동네길을 조금 들어가면 마을 한가운데 엄청난 크기의 은행나무 한그루를 만날 수 있다.

이 나무는 서산 정씨 소유로 1500년대 말 11세손 정처우(鄭處祐)가 동몽교관(童蒙敎官)을 지내고 충남서산에서 이거해 정착한 이래 집성촌을 형성했고 말년에 이곳에 단을 쌓고 이 나무를 심었다.

김천의 노거수와 보호수 중에서 유일하게 심은이가 밝혀진 나무다.

서산 정씨의 본향은 중국 절강성이다, 송나라가 망하자 고려로 망명해 서산 간월도에 정착한 양열 정인경(1241-1305)이 공을 세워 서산군(瑞山君)에 봉해져 서산정씨의 본관이 되었다.

행촌(杏村) 기념비

나무 앞에 기념비가 하나 있다.

행촌이라고 새겨져있다. 행촌(杏村)은 청처우의 호다.

정처우는 은행나무를 좋아해 호를 은행나무 杏자를 써서 행촌으로 지었다.

이 나무는 6·25전쟁을 예언해 3개의 큰 나뭇가지가 한꺼번에 부러져 땅에 떨어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신령스런 나무란 의미일 것이다.

인간은 100년을 살지 못해도 온갖 요술을 부리는데 500살을 넘어 산 나무의 정령이 무엇을 못할까?

추량리 은행나무

금릉 추량리 은행나무는 높이 37m, 가슴높이 둘레 6m이다.

1993년 8월 18일 경상북도 기념물 제91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나무의 은행은 열매가 원형이다. 다른 은행나무의 열매가 타원형인 것과 다른 것이 특징이다.

잎이 가을에 한꺼번에 떨어지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서서히 떨어지면 흉년이 온다는 전설이 있다.

1년에 50말의 은행을 딴다. 1말 짜리 50포대의 은행열매를 상상해 보시라~

얼마 전 나무를 보러갔을 때는 낙엽보다 열매가 더 많았다. 열매가 겹겹이 쌓여 밟지 않고서는 나무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였다.

주민들이 시간이 지나면 주울 생각인지 아니면 예전처럼 수확하지 않고 버려두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구두를 신고 가 씻었지만 2주가 지난 아직도 냄새 때문에 신지 못하고 있다.

정말 은행나무 열매의 냄새는 독하다. 구두 안에 지례 200살 탱자나무에서 따온 탱자를 넣어서 중화시키려 노력중인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구두에서 은행나무 열매의 지독한 향기가 사라져도 추량리의 은행나무는 좀 더 오래 기억될 듯 하다.

추량리 은행나무

얼마 남지 않은 가을!

은행나무가 보고 싶다면 대덕에 가면 된다.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반겨 줄 것이다.

김천에서 차로 간다면 먼저 섬계서원에 있는 조룡리 은행나무를  만나 뵙고,증산 수도암이나 청암사,수도산자연휴양림을 가는 길에 추량리에 들러 500살의 기운을 충전하는 힐링(healing)의 시간을 가지는 코스도 선택해 볼만하다.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 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회화나무와 선비문화

창원시 노거수 생태와 문화

나무사전

나무철학

나무예찬

#김천의 노거수#추량리 은행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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